본 글은 2025년 11월, 삼성동 한국섬유센터에서 열린 테크플랫폼센터 연례 워크숍의 기록입니다. 행사의 의미를 충분히 담고자 시간을 두고 정리했습니다. 2024년 워크숍에서는 흑백개발자 컨셉의 아이디어톤을 진행했으니, 함께 읽어보셔도 좋습니다.
워크숍 2주 전, 슬랙에 한 장의 공지가 올라왔습니다. while(∞) explore();라는 슬로건과 "무한히 탐색하라. 그리고 함께 생각하고, 서로 탐색하고, 온전히 즐기는 하루가 되자"라는 목표 아래, 올해는 작년 아이디어톤 형식과 완전히 다른 컨셉으로 준비했다는 안내였습니다. 마법사 세계관 속 길드 배치고사, 몰입형 빅게임 등 낯선 단어들이 눈에 띄었지만, 그것이 어떤 경험이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몰랐습니다.
그리고 11월 27일. 삼성동 한국섬유센터 빌딩, 오전 10시. 올리브영 개발자가 입장하면서 하나씩 건네받은 것은 소속 길드 랜야드와 오늘 행사 프로그램 정보가 적힌 네임카드였습니다. "오오, 이게 뭐예요?"라는 물음에 워크숍 운영진은 웃으며 답했습니다. "일단 착용하고 들어가 보세요. 지정 좌석에 앉으시면 됩니다. :) "
네임카드와 랜야드를 목에 건 구성원들이 홀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다시 한 번 멈칫했습니다. 해리포터 속 대연회장처럼 대형 휘장이 양쪽으로 늘어서 있고, 테마파크에 입장하는 것 같은 휘황찬란한 조명과 웅장한 음악이 공간 전체를 감싸고 있었습니다. 회사 워크숍에 왔는데 디지털 마법사 세계에 접속한 것 같은 첫인상이었습니다. 2025년의 올리브영 테크플랫폼센터의 연례 워크숍은 그렇게, 어리둥절함과 설렘이 뒤섞인 채 시작되었습니다.
1. 코드 아카데미아: 새로운 올리브영 개발자들의 세계관 탄생
올리브영의 기술 조직은 최근 몇 년간 비즈니스 성장 속도에 맞춰 급격하게 커졌습니다. 플랫폼화, 서비스 고도화, 글로벌 확장 등 사업의 핵심 이슈가 빠르게 전개되는 가운데, 리더십과 개발자가 같은 눈높이에서 전략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일은 점점 어려워졌습니다. 전략과 실행 계획은 꾸준히 공유되어야 했지만, 모두가 한자리에 모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규모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워크숍과 같은 자리가 매년 필요했고, 구성원들도 늘 기대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실제로 기획 단계의 사전 설문에서도 가장 많이 나온 요청은 '서로 간의 연결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기술 조직으로서 갖춰야 할 팀워크와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을 함께 고민하고, 그 연결의 기회를 원하는 목소리였습니다. 매년 연례 타운홀이나 올핸즈 미팅을 해오고 있지만, 급변하는 리테일·커머스 환경 속에서 우리 조직의 주요 비전과 전략을 일방향적인 전달이 아니라, 깊게 공감하고 내재화할 수 있는 경험이 필요했습니다. 전략을 명확하게 공유하는 동시에, 그 전략의 실행자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자리. 그것이 이번 워크숍의 출발점이었습니다.
더 나아가 워크숍TF가 기획 단계에서 가장 오래 고민한 질문은 이것이었습니다. "협력이 중요하다는 걸 어떻게 말이 아니라 경험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해커톤은 코드 아웃풋에 집중하고, 단순 레크레이션 게임은 MVC(미션, 비전, 핵심가치)과 긴밀히 연결되지 않습니다. 단순 발표 형식의 전략 공유는 정보 자체는 잘 전달하지만 진정한 공감과 변화를 만들어내긴 쉽지 않습니다. 수백 명의 구성원이 하나의 맥락 안에 동시에 들어오려면, 강렬하게 몰입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선택한 방법이 디지털 마법사 세계관이었습니다. 리더와 구성원이 같은 세계에서 동질 집단 내 역할을 맡으면 위계가 일시적으로 해제되고, 메인 프로그램 속 미션이 현실의 협력 구조를 그대로 반영하면 "목표와 비전 달성을 위해서는 상호 협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설명 없이 몸으로 깨닫게 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 🧑🏻💼 현실 | 🧙🏻♀️ 세계관 | 💡 의미 |
|---|---|---|
| 2026년 비전 | 그랜드 마스터 코드 | 완성하면 열리는 미래 |
| 유닛/팀 | 6개 길드 | 고유한 전문성을 가진 집단 |
| 도전 과제 | 코드의 파편 | 서로 협력해야 모을 수 있는 조각 |
| 구성원 | 디지털 마법사 | 기술로 문제를 해결하는 메이커 |
| 거대 레거시 시스템 | 버그모트 | 아무도 건드리고 싶지 않지만 반드시 대면해야 할 기술 부채 |
| 조직 간 사일로/맥락 단절 | 봉인의 저주 | 진정한 소통을 차단하는 힘 |
| 문제 해결 및 전략 달성 | 그랜드 마스터 코드의 완성 | 협력을 통해 완성되는 조직의 기술 비전 |
| 워크숍 | 코드 아카데미아 | 일상에서 벗어나 협업의 힘과 대상을 새롭게 발견하는 공간 |
개발자 경험(DevEx)을 담당하는 테크 오거나이저를 중심으로 구성된 워크숍TF는 해리포터의 기숙사 시스템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자에게 가장 익숙한 언어인 코드와 일하는 성향을 중심축으로 길드별 컨셉을 덧입혔습니다. 세계관의 서사도 치밀했습니다.
📜 코드 아카데미아 - 세계관
아주 먼 옛날, 디지털 마법 세계에는 오직 혼돈만이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그때, 모든 디지털 마법의 아버지이자 신이신 '데이터스'께서 강림하셨죠. 데이터스는 ‘그랜드 마스터 코드’라는 가장 강력하고 위대한 마법을 창조하여, 세상의 모든 시스템에 질서를 부여하셨습니다. 하지만 이 마법은 너무나 강력하고 복잡하여, 데이터스는 이를 6개의 조각으로 나누어 6개의 마법 길드에게 각각 맡기셨습니다.
데이터스가 떠난 후, 각 길드는 각자가 받은 조각을 지키며 저마다의 방식으로 디지털 마법을 발전시켜 갔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각 길드는 각자의 영역에서 강해졌고, 저마다 자신들의 디지털 마법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게 되었죠. 하지만, 바로 그 분열과 오만이 화를 불렀습니다. 데이터스가 오래전 봉인했던 고대의 저주, 옛 혼돈의 화신인 ‘레거시 버그의 아들’이 마침내 봉인에서 깨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 악몽 같은 존재는 디지털 세계의 모든 코드를 무너뜨리고, 우리가 아는 세상을 다시 혼돈으로 되돌리려 합니다.
⏳ '전략의 대가' 시간 길드, ⚡ '혁신의 선구자' 번개 길드, 💧 '소통의 달인' 물 길드, 🔥 '실행의 전사' 불꽃 길드, ✨ '리더십의 왕' 빛 길드, 💚 '멘토의 성인' 사랑 길드는 순식간에 혼돈에 빠졌습니다. 레거시 버그의 아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그리고 강력하게 세력을 키우고 있었기 때문에 코드 아카데미아의 대마법사와 긴급소집된 위원회는 위기를 감지했고, 고대의 예언서를 다시 찾아 펼쳤습니다. 그리고 그 예언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어둠이 깨어날 때, 6개 조각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는 자들이 나타나리라. 그들이 그랜드 마스터 코드를 완성하리라."
하지만 이 '진정한 의미'가 대체 무엇인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서로 머리를 맞대 디지털 마법 세계의 평화를 불러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합니다. 자, 이제 시간이 없습니다! 얼른 6개 길드는 각자의 마법을 연마해야 합니다. 그럼 오늘부터 특별 훈련을 실시하겠습니다!
사실 이 세계관은 허구가 아니라, 올리브영 기술 조직이 실제로 걸어온 길을 투영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2021년, 올리브영은 외부 위탁 기반의 레거시 구조를 탈피하고 기술 내재화라는 거대한 전환점에 섰습니다. 비즈니스의 폭발적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도메인 중심의 버티컬 조직과 기능 조직을 순차적으로 구축하며 시스템의 안정성과 트래픽 수용 능력을 확보해 왔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예측할 수 없는 문제들이 나타납니다. 개별 버티컬의 최적화와 새로운 기능의 확장 등이 전체 서비스의 정합성과 충돌하는 지점도 발생하고, 심리스한 고객 가치 완성을 위해 서로의 경계를 넘어야 하는 순간이 반복되었습니다. 이에 '6개 길드'는 그 현실의 은유이자,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전제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심리학의 Big Five 성격 모델과 기타 조직문화 자료를 기반으로 개발자의 협업 성향과 일하는 방식을 정리하였고, AI가 응답 패턴을 분석해 참가자의 성향과 가장 잘 맞는 길드를 배정해주는 배치고사를 개발했습니다. 구성원들에 그 링크가 전달되자, "나는 어느 길드일까?"라는 궁금증이 슬랙을 타고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응답 결과와 함께 자신의 길드 특성이 표시되면, "이거 은근 정확한데?"라는 반응도 있었고, 서로의 결과를 공유하며 "우리 같은 길드네!"라며 반가워하는 사람들이 생겨났습니다. 워크숍이 시작되기도 전에 세계관이 조금씩 작동하며 오피스 곳곳에 생동감이 꽃피우기 시작했습니다.
2. 키노트 & 라이브 토크: 대마법사와 길드장의 등장
워크숍이 시작되자 조명이 어두워지며 장내가 암전되었고, 웅장한 음악과 함께 오프닝 영상이 재생되었습니다. TF 구성원들이 직접 미드저니로 제작한 시네마급 영상이 효과음과 함께 스크린을 가득 채우자 객석이 순간 조용해졌습니다. 그리고 영상이 끝나자 터져 나온 건 박수와 감탄이었습니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이 영상은 사내에서 오래 회자되었고, 행사에 초대된 유관 조직 구성원들까지 "개발자 행사에서 이런 완성도 높은 세계관은 처음 본다"고 감탄했고, 다른 조직의 리더십이 "우리도 저렇게 만들 수 있냐"고 물어올 정도였습니다.
이렇게 인상 깊었던 오프닝 영상이 세계관 몰입의 포문을 연 뒤, CTO가 대마법사로 등장해 2025년을 회고하는 동시에 2026년의 비전 및 실행 전략을 공개했습니다. 뒤이어 "기술로 전략을 실현하다"라는 주제로 열린 Live Talk 세션에서 기술 조직의 실행 비전과 전략적 방향을 함께 정렬해줄 리더들이 무대에 오르는 순간, 객석에서 웃음이 터졌습니다. 평소 멀게만 느껴지거나 진지하게만 보이던 리더들이 각 길드를 대표해 긴 망토를 펄럭이며 마법사 지팡이를 든 채 등장한 것입니다. 워크숍 오전 프로그램은 전략 발표라서 자칫 경직되고 무거워질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망토와 지팡이가 그 무게를 단번에 걷어냈습니다.
구성원들은 웃으면서 자연스럽게 세계관 안으로 한 발 더 들어왔고, 심리적 장벽이 낮아진 상태에서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비전과 전략에 대한 메시지가 효과적이고 몰입력 있게 전달되었습니다.
3. 핵심 전술 훈련 & 몰입형 빅게임: 함께여야 완성되는 코드
조별 구성원들 간 밍글링 미션을 곁들인 2시간의 여유로운 점심시간이 끝나고 행사장에 재입장하자, AI 성우가 "길드원들이여, 이제 진정한 훈련이 시작된다. 모두 주목하라!"고 알리며 본격적인 훈련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가장 먼저, 다양한 팀의 개발자로 구성된 워크숍TF 구성원들이 직접 훈련을 리딩했고, 구성원들은 길드별로 점수를 획득하여 최고의 길드에 가까워져야 했습니다. 해당 훈련은 관찰력/혁신/소통/실행력/의사결정/협동심과 관련된 퀴즈로 구성되었고, 확실히 게이미피케이션 요소가 있어서인지 다들 즉각 몰입하기 시작했습니다.
| 훈련 항목 | 미션 | 세부 설명 |
|---|---|---|
| 관찰력 훈련 | 인물 퀴즈 | 슬랙 프로필 사진 속 동료 맞히기 |
| 혁신 훈련 | 신조어 퀴즈 | 최신 IT 및 MZ 신조어의 뜻 맞히기 |
| 소통 훈련 | AI 로고송 받아쓰기 | 올리브영 테크 로고송 가사 받아쓰기 |
| 실행력 훈련 | 순발력 퀴즈 | 제한 시간 내 퀴즈 정답 맞히기 |
| 의사결정 훈련 | IT 상식 퀴즈 | 제한 시간 내 IT 관련 상식 문제 맞히기 |
| 협동심 훈련 | 그림 이어그리기 | 조별 4인이 제한 시간 안에 그림 그려서 제시어 맞히기 |
이어진 프로그램은 오후의 하이라이트, 더플레이컴퍼니의 몰입형 빅게임 "THE:CODE"였습니다.
THE:CODE[디:코드] 소개: THE:CODE는 "The code"와 "decode"의 중의적 표현으로, 코드 아카데미아의 네트워크 시스템에 알 수 없는 바이러스가 감염되어 모든 시스템이 중단되고 데이터 접근이 차단된 가상 환경에서 진행됩니다. 해당 공격은 버그모트의 마술로 추정되는 가운데, 보안 프로그램마저 무력화시키며 자체적으로 특정 코드를 계속 생성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빠르게 대처해야 회사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이에 올리브영 개발자는 특정 코드 값을 찾아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입력해야 망가진 시스템 복구에 희망이 생깁니다. 100자리 이상의 숫자로 이루어진 코드를 주어진 시간 안에 해석해내는 것이 목표인 몰입형 빅게임입니다.
미션이 시작되자마자 행사장이 소란스러워졌습니다. 조별로 머리를 맞대고, 복도를 뛰어다니고, 중앙 본부에 가서 힌트를 물어보고, 어딘가에서는 격한 토론 소리가 들렸습니다. 모두가 자기 조의 암호를 가장 먼저 푸는 것이 목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서 빠르게 풀어낸 조가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미션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자기 조의 답만으로는 미션이 완성되지 않는 구조였기 때문입니다.
여기서부터 사람마다 달랐습니다. 어떤 사람은 자리에 앉아 다른 조의 진행을 관망했고, 어떤 사람은 슬쩍 옆 조에 힌트를 흘렸고, 어떤 사람은 자기 조의 풀이를 통째로 공유했습니다. 운영진들의 입장에서는 이 장면이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게임이 아니라 협동해야 하는 문제 앞에 놓인 군상을 보며 우리 조직의 성향을 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행사장의 공기가 바뀌었습니다. "이거 혼자 풀라고 만든 게 아니었구나." 그 사실을 깨달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다른 조를 돕기 시작했습니다. 경쟁인 줄 알았던 게임이 사실은 협력 게임이었다는 반전에, 놀라는 사람도, 허탈해 하는 사람도, 감탄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THE:CODE 목표가 협업이었다니! 경쟁이라 생각해서 저희 조만 빠르게 하려고 한 게 ㅠㅠ…" 와 같은 한 동료의 후기가 이 순간을 잘 요약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하나의 코드를 완성해야 되는 상황 앞에서 "빠르기만 한 소수의 승리가 아니라, 모두가 같은 성공 경험을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가 이 미션을 통해 처음부터 말하고 싶었던 한 문장이었습니다. 올리브영의 서비스를 만들고 고객 경험을 완성하고 있는 우리 모두는 결국 하나이고, 같이 문제를 풀어야만 하는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제한된 시간 내에 성공적으로 'THE:CODE' 미션을 클리어한 올리브영의 개발자들은 그랜드 마스터 코드를 완성할 수 있었고 코드 아카데미아에도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오프닝에서 예언서가 말했던 "6개 조각의 진정한 의미", 그것은 각자의 뛰어남이 아니라, 함께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것이었습니다.
4. 피날레 공연 & 우승 길드 발표: 우리에게 남은 단 하나의 메시지
열기로 가득했던 3시간 가량의 THE:CODE 미션이 끝나고 행사장이 다시 정리된 뒤, 하루 동안의 모든 미션 점수가 집계되어 최종 우승 길드가 발표되었습니다. 소통의 달인들이 모인 "물" 길드가 최종 우승의 영광을 차지했고, 행사장은 환호와 축하의 박수로 가득 찼습니다.
우승의 열기가 채 식기 전, 무대 위에는 어느새 밴드 악기가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축하 무대가 있다는 사전정보 정도는 있었으니, 구성원들도 워크숍 엔딩 때 밴드 공연이 있겠거니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첫 곡이 시작되었고, 이번 워크숍을 기념해 6명의 개발자가 피아노, 베이스, 기타, 드럼, 보컬을 맡아 결성한 그룹사운드 "헬로월드"가 연주를 시작했습니다. 첫 곡은 DAY6의 "Welcome to the Show"였는데요, 코드 아카데미아의 디지털 마법사들의 연대를 격려하고 서로에 대한 마음을 건네는 선곡이었습니다.
DAY6, <Welcome to the Show> 가사
"이젠 혼자가 아닐 무대 너무나 감격스러워
끝없는 가능성 중에 날 골라줘서 고마워
나와 맞이하는 미래가 위태로울지도 몰라
하지만 눈물 가득한 감동이 있을지도 몰라 (...중략)
끝까지 같이 함께 가겠다면
If so, then let's go, welcome to the show (...중략)
막이 내릴 그날에도 그때도 네 손 꼭 잡은 채
너라서 행복했다고 서로가 말할 수 있도록"그리고 이어진 두 번째 곡은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였습니다. 이 곡이 말하는 메시지 역시 하루 종일 워크숍에서 전달해온 것과 같았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오기까지 정말 힘들기도 했지만, 서로가 있었기에 강해질 수 있었고 이렇게 올리브영에서의 한 페이지를 함께 만든 과정에서의 노고를 응원하고 격려하며 고맙다고 표현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음악이 전하는 메시지와 동시에 서로의 일상, 고마웠던 순간들, 그리고 서로에게 남긴 응원과 감사의 말이 스크린에 연출되어 흐르자, 객석에서는 눈물을 흘리는 분도 나타났습니다. 평소 감정적이지 않으려 노력한다는 CTO님 조차 무대가 끝난 후 "오늘은 감정이 벅차올랐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DAY6,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가사
"솔직히 말할게, 지금이 오기까지 마냥 순탄하진 않았지
오늘이 오길 나도 목 빠져라 기다렸어
솔직히 나보다도 네가 몇 배는 더 힘들었을 거라고 믿어
오늘을 위해 그저 견뎌줘서 고마워
(...중략)
아름다운 청춘의 한 장 함께 써내려 가자
너와의 추억들로 가득 채울래 (come on!)
아무 걱정도 하지는 마, 나에게 다 맡겨 봐
지금 이 순간이 다시 넘겨볼 수 있는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돌아보면, 이 워크숍의 모든 프로그램은 하나의 메시지를 향해 설계되었습니다. 세계관은 위계를 내려놓는 장치였고, 길드 배치는 익숙한 팀과 스쿼드 밖으로 나가는 계기였고, 몰입형 액티비티는 협력 없이는 완성되지 않는 구조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피날레 공연은, 지금까지 이 모든 과정을 함께한 동료들에게 마음을 온전히 전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우리 구성원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던 단 하나의 메시지,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진정한 조직력의 전제다"가 워크숍의 끝에서 비로소 완전히 완성되었습니다.
5. 참가자 후기: 그랜드 마스터 코드를 완성한 디지털 마법사들의 목소리
워크숍이 끝난 뒤 진행한 설문에는 다양한 목소리가 담겨 있었습니다. 그 중 조직/동료와의 연결과 워크숍의 의미에 대한 공감이 가장 많은 반응이어서 워크숍의 목표가 효과적으로 달성되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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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관과 컨셉에 대한 감탄
"컨셉이 명확했고, 그 컨셉 안에서 한 모든 활동들이 워크숍의 목적에 걸맞았던 것 같습니다."
"마법사 세계관 등 다른 어느 곳에서 볼 수 없었던 컨셉과 액티비티가 인상적입니다. 이렇게 참신하고 고퀄리티인 워크숍은 처음이었습니다."
"워크샵이 지루하지않다는걸 보여주셔서 감사해요"
"단순히 재미있기만 한 게 아니라 의미도 있고 메시지도 일관적으로 잘 전달된 것 같아 좋았습니다." -
조직의 방향성을 체감했다는 반응
"조직이 앞으로 어떻게 성장하고 구성원 개개인이 어떤 노력을 하면 될지 방향성을 알려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전략 세션에서의 솔직한 소통을 통해 저희 개발 조직이 나아갈 청사진을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회사의 비전이나 방향성을 알 수 있어서 좋았고 리더분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조직/동료와의 연결에 대한 만족감
"새로 입사하신 분들이 많아 어느 순간부터 조직 간의 연결성이 떨어지는 느낌이었는데, 다시 하나 될 수 있는 순간을 제공하였다고 생각합니다."
"제 시야가 지금까지 나의 팀과 소속 유닛 안으로만 한정되어 있었구나라는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다른 팀/스쿼드 분들과 조/길드 단위로 똘똘 뭉치는 활동이 너무 유익하고 도움되는 활동이었습니다."
"타팀 분들과 만나 함께 활동하는 시간 덕분에 앞으로의 조직 간 협업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결국 우리는 다같이 일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잘 전달되었습니다." -
AI 활용에 대한 관심
"이번 워크숍에서 AI를 정말 잘 활용하신 것 같습니다. BGM, 오프닝/엔딩 영상, AI 성우 등에 AI를 활용해서 워크숍 속 콘텐츠를 다양하고 알차게 뽑으셔서 인상 깊었어요."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행사의 전체 경험을 구성하는 요소로 활용되며, 테크 조직다운 색깔과 정체성을 보여줬어요!"
6. 마치며
워크숍이 끝나고 회사로 복귀한 뒤, 사내에는 평소 보지 못하던 패턴이 생겼습니다. 캔틴이나 오피스 복도를 지나치며 워크숍에서 익힌 얼굴이 지나가면 반갑게 인사하며 "저희 같은 길드였는데 기억나세요? 이번에 A 프로젝트하시던데, 그거 어떻게 잘되어 가세요?"라는 메시지가 더 활발하게 오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조직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구성원 간의 연결이 약화되기 마련인데 그 연결고리가 다시 강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사실 저희의 코드 아카데미아가 완벽한 행사라고 말할 순 없지만, 한정된 일정과 예산 내에서 구성원 경험을 1순위로 몇 번이나 기획사항을 재조정하며 본질에 집중하려고 했습니다. 행사 후 CTO님이 남겨주신 말씀이 그 과정을 대변해주기도 했습니다. "우리 조직이 성장할수록 매년 더 강해지는 에너지가 분명하게 느낍니다. 특히 이번 워크숍은 그 흐름을 가장 또렷하게 보여준 자리였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경험은 서로를 향한 진심에서 만들어집니다. 이번 워크숍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게 함께 해주신 분들과 몰입해주신 여러분 모두 고맙습니다."
돌아보면 이번 워크숍을 통해 얻은 건 비전과 전략 그 자체만이 아니라, 우리는 여기 모여 하나의 서비스와 고객 경험을 함께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기억하게 된 하루였습니다. 그 기억이 오래 남기를, 그리고 다음에는 더 깊은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워크숍TF 기획자들의 노트
1) 세계관은 심리적 안전장치였다
워크숍에 세계관을 도입한 진짜 이유는 몰입이나 단순 재미를 위해서가 아니었습니다. 수백 명 규모의 조직에서 비전을 전달할 때 가장 큰 장벽은 이해도가 아니라 위계입니다. 리더가 말하면 구성원은 듣고, 질문은 형식적이 되고, 공감보다 수용이 먼저 일어납니다. 이번 워크숍에서 '코드 아카데미아'라는 세계관은 그 위계를 일시적으로 해제하는 장치였습니다. CTO와 주요 리더십이 망토를 두르고 대마법사로 등장하는 순간, 이들과 구성원 사이의 심리적 거리가 줄어들었고, 그 상태에서 전달된 비전과 전략은 "일방향적 지시와 설명"이 아니라 "같은 세계의 공동 목표"로 받아들여졌습니다. 핵심 설계 원칙은 단순했습니다. 비전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하려면, 때로는 먼저 리더가 지나친 부담과 진지함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 실제로 그 효과는 라이브 토크 세션에서 드러났습니다. 평소라면 형식적 질의응답으로 끝났을 전략 발표가, 망토를 두른 길드장과 길드원이라는 동등한 관계 안에서 더 친밀하고 솔직한 대화로 이어졌습니다. 이는 리더들이 단순히 말을 더 많이 해서가 아니라, 구성원이 더 열린 자세로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2) THE:CODE는 협력의 교훈일 뿐만 아니라 조직의 거울이었다
THE:CODE에는 의도적으로 빠뜨린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이건 협력 게임입니다"라는 안내입니다. 경쟁인지 협력인지 알려주지 않은 채 미션을 시작한 이유는, 모호한 상황에서 사람이 보이는 첫 번째 반응이 그 사람의 실제 협업 스타일과 가깝기 때문입니다. 자기 조의 답을 먼저 확보한 뒤 관망하는 사람, 슬쩍 힌트를 흘리는 사람, 풀이를 통째로 공유하는 사람 등 이들의 반응은 게임 속 행동이 아니라, 평소 팀 간 의존성이 생겼을 때 각자가 보이는 패턴 그 자체일 수 있습니다. THE:CODE는 협력을 가르치려 한 게 아니라, 평소에는 보이지 않는 조직의 협업 패턴을 한 공간에서 가시화한 것에 가깝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가시화된 결과가 전부 아름답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관망하는 비율이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비율보다 높을 수 있고, "협력 게임이었다니"라는 설문 후기는 반전에 대한 감탄인 동시에 경쟁이 기본값이었다는 반증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장면을 함께 목격하고 깨달음을 얻은 것 자체가 이 게임의 진짜 성과였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업무에서 비슷한 상황이 왔을 때, THE:CODE에서 함께 깨우친 이 장면들이 행동을 바꾸는 공유 기억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