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은 언제부터 시작되는 걸까?” PM으로 일하다 보면 한 번쯤은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아직 팀장이 아닌데도 스쿼드를 이끌고, 협업을 조율하고, 결정의 책임을 져야 하는 순간이 찾아오죠.
올리브영에서 PM으로 시작해 지금은 각자의 팀을 이끌고 있는 세 명의 리더, A·B·C 님을 만나 그 답을 들어봤어요.
리더십의 출발점은 ‘방향을 제시하는 태도’
리더십은 단지 ‘결정하는 사람’의 전유물이 아니었습니다. 여러분이 PO/PM이라면 이미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을 거예요.
A 님은 “기획자는 이미 프로젝트 전체를 조율하는 리더”라고 말씀하셨어요. 즉, 리더십은 팀장이 되어서가 아니라, ‘왜 해야 하는가’와 ‘지금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 때 이미 시작된다는 뜻이에요.
이 말은 곧, 실무자인 PM일수록 더 자주 리더십의 단면과 마주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누구보다 세세한 맥락을 알고, 현장을 움직이는 사람이기 때문이죠. A 님의 말씀에 따르면, 리더십은 직책이 부여되는 순간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이 판단이라면 믿고 따라가도 되겠다’라는 신뢰를 쌓는 일에서부터 이미 시작된다는 것이죠.
방향 제시를 위해 필요한 건 ‘데이터의 힘’
또 한 분의 리더, C 님은 PM의 리더십을 ‘설득력’으로 정의하셨어요. 설득의 핵심은 데이터였습니다.
C 님은 단순히 “이건 필요합니다”라고 주장하지 않고 정량적인 데이터를 통해 실질적으로 설득해낸 경험을 말씀해 주셨어요. 이전 직장에서 C 님이 재고 시스템을 개선하는 PM으로 일하셨을 때의 이야기예요.
“시점별 재고 데이터를 분석해 매장마다 재고가 과하게 남는 구조를 정량적인 수치로 나타냈어요. 이 재고를 온라인 플랫폼에서 활용한다면 더 많은 매출을 이뤄낼 수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어필했습니다. 그 결과 상위 리더로부터 투자를 이끌어내고, 수백억의 매출로 이어졌어요.”
이 경험에서 중요한 건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문제를 근거로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에요. 감에 의존한 주장보다, 데이터를 통한 설득이야말로 팀의 신뢰를 얻는 가장 실질적인 리더십이 된다는 걸 보여줍니다.
협업 분위기를 이끄는 ‘심리적 안정감’
B 님은 리더십의 기본을 ‘심리적 안정감’으로 보셨다고 해요. “너무 각 잡힌 분위기에서는 누구도 솔직하게 의견을 내기 어려워요.”
그래서 PM 시절부터 스쿼드 구성원들에게 ‘편하게 이야기해도 된다’는 메시지를 의도적으로 전하셨다고 합니다.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구성원들은 ‘완벽히 정리된 답’보다 ‘지금 떠오른 생각’을 나누게 되고, 그 순간부터 모두가 합심해서 훨씬 빠르게 움직이게 되죠. 팀 리더가 된 지금도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노력하는 부분이라고 하셨어요.
심리적 안정감은 곧 생산성이라는 B 님의 말씀처럼, 리더십은 사람을 통제하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하는 힘이었습니다.
팀장이 되면 달라지는 고민의 방향
세 리더분은 모두 팀장이 된 후의 리더십을 ‘결정’이 아닌 ‘조율’로 표현했어요.
A 님은 “PM 시절엔 내가 직접 움직였지만, 이제는 여러 팀장님들과 싱크를 맞추는 게 더 중요하다”고 하셨어요. B 님은 한 단계 더 나아가 “결정보다는 맥락을 만들어주는 게 내 역할”이라고 덧붙이셨고요.
구성원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정보와 배경을 제공하고, 각자의 결정이 같은 방향으로 모일 수 있게 돕는 것. 이게 바로 프로젝트를 이끄는 PM에서 조직을 이끄는 리더로의 전환점을 경험하며 얻은 배운 점(lessons learned)이었습니다.
리더로서 성장하고 있는 PM들을 위해
“리더로서 성장하기 위해, PM들은 앞으로 어떤 부분에 집중해야 할까요?” 사심을 가득 담아 세 분의 팀장님께 조언을 요청했습니다. 바로 여기에서 우리의 액션 아이템을 찾을 수 있었어요.
A 님과 B 님은 숲을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하셨어요. “내가 맡은 도메인만 바라보는 게 아니라 플랫폼이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이 플랫폼은 어떤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는지 이해하려고 해보세요.” 이런 고민과 노력이 쌓였을 때, 보다 탄탄한 논리로 구성원들을 설득하고 협업을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죠.
한편, C 님은 주도적 사고를 강조하셨어요. “문제가 생겼을 때, ‘이런 문제가 있습니다’로 끝내면 안 돼요. 대신 ‘이런 문제가 있고,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로 대화를 확장해야 하죠.”
그 과정이 반복되면, PM은 보고자가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는 ‘주체’가 됩니다. C 님의 말씀처럼, 리더십은 누가 더 많이 말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이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느냐의 문제였어요.
결국, 리더십은 ‘자리’가 아니라 ‘태도’다
A 님은 공감과 신뢰로, B 님은 심리적 안정감과 정보 공유로, C 님은 데이터와 문제 해결력으로 리더십을 키워왔다고 하셨어요.
각자의 방식은 달랐지만 결국 세 리더 모두 같은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리더십은 어느 날 갑자기 주어지는 게 아니라, 매일의 선택과 태도 속에서 만들어진다.”
리더십은 승진의 순간이 아니라, 지금 당신이 보여주는 문제 해결 방식과 협업의 태도 안에 이미 자리하고 있을 거예요.
오늘도 리더로 성장해 나가는 멋진 우리들
회의에서 당신이 동료의 의견을 먼저 들어준 일, 데이터를 한 번 더 확인한 그 순간, 팀이 혼란스럽지 않게 메모를 정리한 그 작은 행동. 그게 어쩌면, 당신만의 리더십이 시작된 순간일지도 몰라요.

